여러분들에게 2024년은 어떠셨나요? 2024년은 저에게 다사다난했지만 아주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고양이를 만났기 때문이죠.
제리는 2024년 1월 1일 새해부터 만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1월 1일부터 만났던 것부터 운명적인 거 같네요. 제리는 지인이 임시 보호를 하던 고양이였어요. 일단 제리를 직접 보고 입양을 결정하기로 해서 지인의 집으로 갑니다. 당시 지인이 떡국을 대접해 줬는데 또 먹고 싶네요. 그 떡국 정말 맛있었는데.... 고양이가 귀엽고 떡국이 맛있어요.
✍🏻 2024년 1월 1일
그때나 지금이나 제리는 낯을 굉장히 많이 가렸습니다. 방문하니까 숨어서 나오지 않았는데 3분 정도 기다렸더니... 나와서 저한테 몸 부벼 줬어요.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리 성격상 3분 만에 나와서 몸 부볐다는 건 간택이나 다름 없는데 그땐 몰랐습니다. 제리는 똑똑해서 그때부터 가족이 될 걸 알았나 봐요.
지금도 저를 저렇게 봅니다.... 제리가 앉아 있는 게 가리가리소파라고 하는데 가리가리소파에 저렇게 앉아서 저렇게 절 봐요.... 어쩜 이렇게 한결같은 생물이 있을 수 있을까요. 모든 게 변하고 영원한 건 없다지만 넌 아닐 거 같아.
새로운 사람이 겁나는데 호기심이 많아서 나와 보는 고양이.... 겁은 많은데 호기심은 많아서 괜히 기웃거리는 거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저때 좀 놀아 주다가 갔는데 귀가 후 지인이 보내 준 한 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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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고 떡실신한 고양이.... 너무 귀하네요. 사진 제공해 주신 임보 엄마 Y 언니, 압도적 감사합니다.... 쟤 지금도 저렇게 자요.
포인핸드에 올라왔던 제리 사진입니다. 아기라서 발톱 못 숨기고 있는 거 정말 귀엽네요. 보호소에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잠깐 제리 얘기를 해 보자면 제리는 저렇게 꼬리가 말린 채로 태어났어요. 어미 고양이 배 속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저렇게 꼬리가 기형으로 태어난다고 하더라고요. 몸집도 작은 편이에요. 한창 어미한테 돌봄 받을 시기에 보호소로 들어왔던 걸로 보면 어미가 버린 걸로 추정됩니다. 힘든 길 생활에 새끼까지 거두기 많이 버거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호소 들어가서도 입양까지 여러가지 일이 많았는데... 일단 zip하도록 하죠. 뭔 두 살도 안 된 애가 풍파란 풍파는 다 겪었는지. 진짜 길고양이 괴롭히지 맙시다. 아니라도 충분히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애들이에요.
✍🏻 2024년 1월 5일
제리는 1월 1일에 고민 끝에... 입양을 결정하고 1월 5일에 집으로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2024년 가장 쓸데없는 고민. 그냥 1월 1일에 바로 데리고 왔어야 했다.
입양 결정하고 입양하기로 결정했다고 연락을 하는데 임보 엄마... 우셨어요. 쓰면서 저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좋은 곳으로 입양 보내려고 얼마나 애썼을지 어떻게 감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고민했던 시간 동안 얼마나 마음 졸이고 있었을지.... 고민한 시간도 죄송해지네요. 이 글을 보시고 계실 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백번 말해도 부족해요.
이동장에서 쪼르르 나와선 소파 아래에 있더라고요. "휴식시간 발마사지기" 저거 진짜 시원한데.
보통 고양이는 장소가 바뀐다면 넉넉하게 한 달은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인간의 할 일은? 안 거슬리기. 먼저 은신해 있다가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그제서야 살아야 되는 환경에 대한 탐색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탐색이 끝난 뒤에서야 같이 살 사람에게 관심을 주기 때문에 냥님이 관심을 주기 전까지 안 거슬리는 게 인간의 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용히 기다려 주며 취미 생활을 했어요. 포켓몬고에 마휘핑은 언제 등장할까요....
그
러
나
?
적어도 일주일은 소파 아래에서 나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온 지 한 시간 정도 지났는데 벌써 탐색을 시작하더라고요. 잘한다 내 새끼.... 너무 기특해서 소파 위를 방방 뛰고 싶었어요.
저렇게 입주할 캣타워도 보고.... 그렇게 첫 밤을 보냈습니다.
✍🏻 2024년 1월 6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루 만에 나와서 깨작깨작 츄르를 받아먹는 단계까지 왔어요. 제리가 적응이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너무 기특하죠?
씩씩하게 캣타워도 올라간 짱고양이.
생각보다 투명 해먹을 무서워하는 고양이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고양이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담요를 깔아 주도록 합시다. 저도 몰라서 간식으로도 유혹해 보고 장난감으로도 유혹해 봤는데 발만 딛고 들어가진 않더라고요. 담요 깔아 준 그 순간부터 잘 들어갑니다.
저렇게 탐색 끝나고 쉴 땐 소파 아래로 들어가서 쉬더라고요. 왕눈꼽 떼 주고 싶네요. 저땐 못 떼 줬는데 지금은 세수 잘만 시킵니다.... 눈꼽 떼 주는 것도 어려웠을 때가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제리가 그렇게 열심히 적응할 동안 저 역시 제리에게 줄 방석을 열심히 떴지만? 섭섭하게도 제리가 지금껏 써 주지 않았습니다. 진짜 열심히 떴는데 한 번 정도는 써 주지....
이상 2024년 1월 첫째 주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제리랑 추억을 되짚어 보게 되고 이거 좋네요. 천천히 잇도록 하겠습니다. 날이 많이 춥네요.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다음 글에서 봬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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