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볶음밥의 혁신
사실 전 냉동 볶음밥을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코스트코 천일식품 더낙지볶음밥을 알기 전까지 말이죠.... 진짜 맛있습니다. 진짜로. 진짜 맛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먹고 싶음. 제발. 그 자리에서 두 봉지 볶아 먹었단 말이에요. 더 줘요.

교복 입고 급식 먹을 때가 그립네요.... 뭘 입고 뭘 먹어야 될지 걱정이 없으니까.... 당시 썼던 일기 보면 굉장히 놀라운 표현들이 많은데 그때 철학적인 사고가 가능했던 이유가 뭘 입고 뭘 먹어야 될지 생각하는 에너지를 아껴서 그런 게 아닐까... 라는 합리적인 추론. 10대의 제가 인생은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했다면 20대인 현재, 아침 or 점심 or 저녁 뭐 먹을지에 대한 생각밖에 안 함. 이외의 고차원적 사고 불가.
그런 저에게 빛과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원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맛잘알, 그 분야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교양이 큰 친구라 굉장히 많은 의지가 되는 친구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코스트코에 다녀와서 사절단 마냥 이것저것 제게 신문물을 전파하는데요, 사절단이 최근 전파한 물건은 바로 천일식품의 더낙지볶음밥입니다.
여기서 1인(1묘) 가구에게 식사란? 뭘 먹어야 될지 1시간 고민하다가 좁아 터진 부엌에서 30분 동안 요리하고 10분 먹고 또 20분 설거지하는 것. 식사에 쓰는 시간만 두 시간이네요.... 한 시간 동안 뭐 먹을지 미적거리다가 친구가 냉동실에 꼬깃꼬깃 넣어 준 천일식품 더낙지볶음밥이 생각이 나서 프라이팬에 볶아 먹었는데요, 10분 뒤에 다시 또 볶아 먹게 됩니다. 하나 더 있었으면 3볶밥도 가능했을 듯.
조리 방법
전자레인지 4분
프라이팬 4-5분
저는 참고로 프라이팬으로 조리했습니다. 전자레인지로 하면 맛이 덜 할 거 같았어요. 단 한 입이라도 맛없는 걸 먹으면 죽기 때문이죠. 방법이랄 건 없고 식용유 두르고 녹이고 할 것도 없이 냉동인 채로 그냥 냅다 볶았어요. 그냥 냅다. 처음엔 본연의 맛을 먼저 느끼고 싶어서 아무것도 안 넣고 볶았는데 기호에 따라 참기름 좀 더 넣어서 볶아도 맛있었을 수도? 다음엔 부추랑 김가루 넣어서 볶아 먹어야지.


Q. 낙지볶음 먹는 이유?
A. 볶음밥 먹으려고.
낙지볶음밥을 먹기 위해 낙지볶음을 먹는 사람? 네, 접니다. 그만큼 낙지볶음밥에 진심입니다. 사절단이 영업하면서 말하길, 맛 자체가 누른 볶음밥 같다고 하더라고요. 시식하고 놀라서 구매했다고 합니다. 왜 아니겠어요....


낙지도 꽤 크게 들어있습니다. 대충 낙지 다리 하나 갈아넣고 0.001퍼센트 함유했다고 낙지볶음밥이라고 하는 그런 적폐 볶음밥 따위가 아님. 양념만 된 밥이 아니라 제대로 된 낙지볶음밥이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 싸 먹었는데 그야말로 맛의 최대치, 냉동 볶음밥의 혁신.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네요. 참고하셔서 손해 보시는 일 없길 바랍니다. 조만간 내돈내산으로 왕창 구매해서 날치알, 김가루 넣고 볶아 볼 예정. 집에 부추가 있어서 부추도 같이 넣어서 먹어 보려고 합니다. 정말 고마워, 친구야.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글 마치겠습니다. 낙지볶음밥 리뷰지만 대표 사진은 역시 고양이가 최고네요. 리뷰 쓸 생각도 없어서 봉지 찍어 놓지도 않았기 때문인 건 말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모두 맛있는 식사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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